소알/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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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 여수소알/구례 2023. 3. 7. 20:22
대체공휴일이지만 어쨌든 평일이니 사람이 적으리라 기대하며 아침 9시쯤 아들들을 차에 싣고 여수로 향했다. 여수 아쿠아플라넷에 도착해서 주차하고나니 10시 15분쯤 됐다. 일단 천천히 아쿠아리움을 구경하기로 했다. 어두침침한 가족사진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차남은 엄마랑 빠른 속도로 다니고, 본인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장남은 좀 천천히 구경한다. 내가 좋아하는 거북이들... 왼쪽은 아쿠아리움에서 태어난, 생후 1년이 좀 넘었다던? 아기 바다거북이다. 오른쪽 녀석은 코가 인상적이어서 ㅎㅎ 생각보다 금방 봤다. 예상보다 규모가 작았다. 한쪽 귀퉁이에선 뮤지엄 오브 칼라 전시를 하고 있었고, 종합권으로 무료 관람이 가능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서울에서 돈 내고 봤었던지라 굳이.. 싶었지만, 공짜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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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노고단소알/구례 2023. 3. 6. 20:44
추석 연휴 전 날 아이들 하교 시간에 맞춰 학교에 가서 거기서 바로 부산 시댁으로 향했다. 전라도에서 경상도로 넘어가는 길은 별로 안 막히겠거니 하고 우습게 볼 게 아니었다. 그나마 연휴 전 날이라 가는 날은 부산 근처에서만 막혔는데, 돌아오는 날은 경상도권 내내 막혀서 너무 힘들었다. 더워서 잠을 잘 못 자는 바람에 컨디션이 별로라 이틀만 묵고 바로 출발했는데 지금도 뭔 정신으로 운전을 한 줄 모르겠다. 분명 졸진 않았는데 거의 졸았던 것 같은 기분... 난 남편 핑계로 명절 때 시댁에 잘 안 갈 뿐더러 간혹 가더라도 기차만 탔었다. 명절에 쌩으로 운전해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이 땅의 백성들은 도대체 무슨 저주를 받았길래 일 년에 두 번씩 도로에서 갇혀 헤매어야 하나, 그런 생각을 했다. 연휴 마지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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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아침 산책, 우산 꾸미기소알/구례 2023. 3. 5. 18:27
새벽 5시에 아침산책을 나가는 멤버들이 있다. 뒤에 있는 지리산 정원을 한 바퀴 돌면 대략 1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데, 그 둘은 어찌나 부지런한지 존경스러울 지경이었다. 가끔 나도 새벽에 눈이 떠지면 그들과 함께 하곤 했다. 이 날도 그냥 눈이 떠졌던 날. 그 날 오후엔 5, 6학년들의 꿈다락 마을학교 수업이 있었다. 이 날은 학부모도 참여하라고 해서 갔더니, 장우산을 스텐실로 꾸미는 작업이었다. 덕분에 예쁜 장우산을 아들과 하나씩 쟁여왔다. 요건 아들의 작품 요건 내가 했는데, 색을 쓸데없이 다양하게 쓰느라 힘만 들고 품에 비해 이쁘진 않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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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익어가는 계절, 태풍소알/구례 2023. 3. 4. 18:16
봄의 가뭄엔 아랑곳하지 않고 가을 벼농사는 풍년이었다. 너무도 씩씩하게 자라고 있는 벼들 집 앞 석류나무에도 석류가 주렁주렁 정체를 알 수 없던 예쁜 꽃 그리고 남부지방에 힌남노가 강타했던 날 여러 문과 시설물들, 창문과 텃밭 나무들도 최대한 열심히 고정했다. 아파트가 아닌 곳에서, 그것도 남부지방에서 처음 대면하는 태풍이라 긴장했다. '살아서 만나~' 이러면서 자러 들어갔는데, 아니나다를까 새벽에 어마어마한 바람소리가 들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열어 나가보았다. 한눈에도 나무들이 거대한 바람에 시달리고 있는 게 보여 발걸음을 더 떼진 못했지만, 그래도 꽤나 인상적인 장면이라 카메라를 꺼냈다. 워낙 어두우니 뭐가 보이진 않네. 아이들은 하루 학교를 쉬었다. 밭이 괜찮나 나가봤더니 나무와 풀들이 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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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날씨의 아줌마소알/구례 2023. 3. 3. 17:50
처음엔 그냥 뿌연 느낌의 오후였다. 학교에서 오자마자 득달같이 게임을 끝내고 뒹굴거리는 장남을 강제로 끌고나와 산책을 시작했다. 집에 거의 다와가는데 또 쌍무지개가 떴다. 구례는 뭐 툭하면 그냥 무지개도 아니고 쌍무지개야~ 엄마 따라 나오니 무지개도 보고 좋지 않냐~ 라며 툴툴대는 장남을 어르고 달랬다. 집에 돌아왔는데 어라.. 날씨가 점점 이상해지는 느낌...? 구름이 점점 무서워지고 있다...??? 하늘이 총천연색이야!!!!! 오오 사진찍어줘야 하는데 아들들 어딨지..? 하는데 때마침 뒷마당에서 놀던 둘째가 지나간다. 자. 일단 여기 서봐라. 하고 강제로 세웠더니 놀이에 방해받은 게 못마땅한지 딴청이다. 애를 보낸 뒤 내 사진도 좀 찍고.. 옆 집들도 사진 찍어주고 시간의 변화 구례에서 숱하게 아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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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 하동 동정호소알/구례 2023. 3. 2. 17:21
바질이 많아서 점심식사로 올리브오일에 텃밭 야채들과 바질을 듬뿍 넣어 볶아 먹었다. 시골에 왔으니 반딧불이를 보고싶었는데 이 때까지 한 마리도 보지 못했다. 검색해봤더니 반딧불이가 나타나는 계절이 슬슬 끝나간다고... 마음이 초조해져서 반딧불이가 제법 출현한다는 하동 동정호에 아들들을 데리고 가보았다. 하지만 한 마리도 보지 못했고, 아들들은 너무 깜깜해서 무섭다고 울부짖기 시작... 씁쓸한 마음을 달래며 돌아왔다. 펜션에 돌아와서 밖에 앉아있는데 두꺼비가 나타났며 떠들썩해졌다. 이미 두꺼비는 많이 봤지만 이 날은 특별히 사진도 찍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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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7 생일파티소알/구례 2023. 3. 1. 22:10
아주 쨍한 토요일. 바로 옆집 아들내미의 생일이었다. 준비를 시작한 대낮부터 날씨가 좋더니.... 화산이 폭발하는 것 같은 구름... 생일축하합니다~~~ 아이들은 식사를 마치고나면 자기들끼리 무리를 지어 이 집 저 집으로 흩어지고, 엄마들은 그 자리에 앉아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 날은 어휴 왜 이렇게 추워졌어~ 하면서 각자 긴 팔 점퍼를 꺼내 입고 나왔던 기억이 난다. 여름밤에 일몰을 보며 앉아, 모기한테 뜯겨가며 형형색색의 구름들을 넋 놓고 바라보았던. 아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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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6 곡성 섬진강천문대소알/구례 2023. 3. 1. 00:36
시골에 왔으니 천문대는 꼭 가보고 싶었는데, 가장 가까운 곳이 곡성 천문대였다. (하지만 곡성 천문대의 주소지는 구례군이다...!!!) 여름은 내내 구름이 많아서 시도를 못하다가 하늘이 맑아지는 것 같아 날씨앱을 들여다보며 날이 맑아보이는 날로 예약을 했다. 우리 펜션에 사는 식구들만 다 가도 스무명이 훌쩍 넘어서 결국 단체 예약이 되어버렸다. 어두운 밤길을 여러 대의 차가 줄지어 가는 것도 재밌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엄마들은 늙은 호박과 가지, 고구마를 튀겨 열심히 먹었다. 저녁 9시 시간대를 예약했는데, 도착해보니 8시 15분. 안에 다양한 시설들이 있어서 시간 보내기 좋았다. 천문대는 기상상황에 따라 관측을 못 하는 경우도 많으니, 관람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다양한 놀거리가 있다.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