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알/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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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갯벌체험소알/구례 2023. 3. 31. 13:53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났는데도 운해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아들들을 데리고 또 지리산정원에 올라왔다. 이번엔 평소 올라오던 전망대가 아닌 다른 쪽으로 와봤는데, 딱히 별다르진 않았다. 차남이 그냥 들어가긴 아쉽다길래 잠시 집라인을 태웠다. 몇 번 타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이 날 오후에도 거한 일정이 있었어서... 안개가 걷히는 동안 아주 아름다웠다. 점심을 두둑이 먹고, 12시 반까지 갯벌체험을 하러 갔다. 여름엔 너무 더울 것 같고 9월 즈음엔 너무 사람이 많을 것 같고.. 날씨를 계속 째려보다 픽 한 날이 바로 이 날! 덜 덥고 덜 춥고 그러면서도 덜 붐빌 것 같은 날이었다. 우리 말고 일행은 한 가족이 더 있었을 뿐.. 전세 낸 듯 놀아댔다. 이곳은 체험용 옷도 빌려주고 따뜻한 물로 샤워할 수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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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무우루소알/구례 2023. 3. 29. 14:22
날씨가 아주 좋은 오전, 무우루에 갔다. 무우루는 부부와 젊은 딸들이 함께 운영하는 곳인데 방송에 몇 번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누군가에게서 별로라는 평을 듣고 안 가고 있다가, 그래도 가볼테다 라고 맘을 먹었다. 당시 펜션 엄마들은 가죽 공예 수업이니 그림책 수업이니 하며 바빴는데, 나와 나경언니만 그 수업들을 듣지 않았다. 언니는 바느질을 싫어하셨고, 난 그냥 놀고 싶어서.. 그래서 언니에게 둘이 놀러 가자고 꼬셔서 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난 이곳이 아주 맘에 들었다. 가게의 남자사장님은 대봉을 깎아 매다느라 분주하셨다.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는 딸들의 태도는 정중하면서도 몸가짐은 정갈하였다. 가게의 안과 밖을 자유롭게 오가는 네 마리의 고양이는 털이 반들반들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다음 생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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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운해, 코스모스소알/구례 2023. 3. 28. 14:56
아주 안개가 짙게 낀 아침이었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무수한 물방울이 보일 지경이었다. 집 앞 거미줄에도 물방울이 앉아 거미줄이 반짝거렸다. 이런 날 운해가 죽이지... 일행 중 몇이 지리산정원에 올라가더니 대박이라며, 빨리 올라오라고 했다. 부랴부랴 나경언니를 태우고 엑셀을 밟아 올라갔다. 분명 축축한 회색길을 달리고 있었는데, 산 중턱부터 밝아지는 듯 하더니 위에는 완전 파랗게 쨍!!!!! 안개 위가 이렇게 청명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다. 운해가 제법 오래 껴있어서 커피 한 잔 하며 구경을 하다 슬슬 내려왔다.. 내려와보니 역시 아래부터 서서히 옅어져가는 구름. 일주일에 한 번, 하교 후 읍내 공공도서관에서 차남과 리원이는 영어책읽기 수업을 들었다. 난 혜정언니와 번갈아 아이들을 실어 날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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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대나무숲길, 사성암소알/구례 2023. 3. 27. 22:27
전 날 늦잠을 자기도 했고, 다음 날은 대체공휴일이라 늦잠도 자고 여유롭게 쉬다가 오후에 나갔다. 엄마들은 사성암이나 대나무숲길을 제법 갔지만 아이들은 안 가 봤으니 보여주고 싶었다. 나경언니네와 그 집 자매들도 심심해보여서 같이 데리고 나갔다. 이 집 딸내미들은 재미있는 사진을 많이 찍어봤는지 포즈도 잘 취하고 표정도 좋고.. 성격들도 좋다.. 독수리 오형제 같은 포즈를 주문하셔서 여자 셋은 열심히 해 봤지만 아들들이 멀뚱멀뚱... 이 녀석들... 사진을 재미있게 찍으며 노는 법도 가르쳐야겠어.... 빗방울이 조금 떨어져서 라플라타에 들어가 음료와 빵을 좀 먹고, 날이 갠 듯 하여 사성암에 올라갔다. 이곳에 올라가면 옛부터 왜 여기서 스님들이 도를 닦으셨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금은 금지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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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지리산 포레스탁 뮤직 페스티벌소알/구례 2023. 3. 23. 14:02
10월 7일부터 9일까지 천은사 주차장에서 지리산 포레스탁 뮤직 페스티벌을 했다. EDM 축제여서 주로 레이저를 쏘며 DJ들이 공연을 했다. 만 원짜리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면 만 원짜리 지역 상품권을 줬으니 거의 공짜나 다름 없다. 금요일은 다이나믹 듀오, 토요일은 슈퍼비와 프라우드먼, 일요일은 자이언 티가 오기로 되어 있어서 가고 싶었다... 지방에서 하는 축제는 아무리 동네 사람들 + 외지인이 다 모인다 하더라도 서울보다 훨씬 덜 붐벼서 즐기기가 매우 좋다. 같이 사는 6학년들은 사흘 내내 가서 죽순이처럼 놀았는데 우리 장남은 관심이 없고, 차남은 체력이 안 되고, 나도 몸이 힘드니 그냥 일요일만 가기로 했다. 일요일에 도착했더니 마치 클럽 온 것처럼 흥도 나고 신도 나는데... 갑자기 비가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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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운조루에서 향고만들기소알/구례 2023. 3. 22. 14:12
운조루는 쌍산재와 함께 구례를 대표하는 고택이다. 유명세로는 쌍산재에 밀리지만, 지역민들에게 오랫동안 존경받던 집안이라 집 바로 옆에 운조루 유물 전시관도 있다. 아직 할머니께서 이곳에 살고 계시고 일부분은 공사중이었다. 입장료는 천 원. 부잣집 대문 앞에만 있는 쌀독이 인상적이다. 쌍산재 앞에도 있다. 예로부터 마을 주민들이 언제든 퍼갈 수 있도록 채워두는 용도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대문을 들어서면 보이는 풍경. 당시에 한창 공사중이었어서 지저분한 부분은 잘랐다. 이 날은 향고만들기 체험이 있어서 들렀다. 향고보다도 그간 와보지 못했던 운조루에 들르는 게 더 큰 목표였지만, 아이들은 목적이 없으면 한옥따윈 잘 오려고 하지 않으니까. 실제로 아들들은 다양한 향기를 맡아보고 향에 대한 설명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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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전라남도 도립 국악단 공연, 농가 구경소알/구례 2023. 3. 21. 14:34
이 날은 학교에 전라남도 도립 국악단이 와서 공연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아침에 가기가 초큼 귀찮긴 했지만, 도립 국악단의 공연은 당연히 볼 만 할 것 같아서 귀찮음을 무릅쓰고 보러 갔다. 인형탈을 쓴 캐릭터가... 음.. 이름이 뭐였더라.. 여튼 매우 귀여운 변조된 목소리로 재치있게 사회를 봐서 아이들이 엄청 좋아했다. 기악 연주자들, 노래(창극이겠지?)하시는 분들, 무용하시는 분들, 타악 퍼포먼스 팀까지 오셔서 흥미롭고 지루하지 않게 공연을 해주셨다. 정말 시간가는 줄 몰랐던 다채로운 공연들이었다. 역시 국악은 전남인 것이여! 맨 마지막은 단원들과 아이들, 학부모까지 강강술래로 하나되는 시간. 이후 유학생 엄마들은 점심을 함께 하며 다시금 하나되는 시간... 유학 온 학부모 중 한 명인 명우언니는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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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아들들과 운해, 골프, 개구리소알/구례 2023. 3. 20. 21:06
전 날 저녁에도 고기를 구워먹었던 것 같은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운해가 보일 것 같은 날씨라 아들들을 깨웠다. 급하게 겉옷만 입혀 차에 태워 지리산정원 전망대로 달렸다. 사진 포즈를 더 시키면 싫어해서, 두 장만 찍고 내려왔다. 구례에서 4월부터 10월까지 거의 매주 토요일 한 시간씩 아들들은 실내 골프연습장에서 골프를 배웠다. 대한체육회에서 하는 신나는 주말체육학교였는데 이건 사실 전국에서 다 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도 신청하려고 계속 찾아보는데 작년보다 대거 줄어든 것 같다. 왜 이러지???!! 이것도 예산이 깎였나??? 저녁에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면 이렇게 개구리들이 한 두 마리씩 앉아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 통 안에 있는 날벌레들을 잡아먹기 위함인 듯.. 이 날은 세 마리나 앉아 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