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알/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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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소알/일상 2023. 8. 14. 21:01
3월부터 본격적인 서울살이가 시작되었다. 두 달간은 집안의 가구 위치를 바꾸고 정리를 하는 틈틈이 친구들을 만나 무사히 돌아왔음을 신고했다. 친구네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치과도 다니고, 시부모님 생신파티도 하고, 세무조사도 받고, 중구청의 정원지원센터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이것저것 했지만 크게 바쁘지는 않게 봄을 보냈다. 나의 옆 집에 사는 러닝메이트와 몇 번 뛰었는데, 뛸 때마다 무릎이 심하게 아파서 동네 병원에 갔다. 의사가 남들보다 허리뼈가 하나 더 있고, 허리가 안 좋아서 무릎까지 안 좋은 것이니 무리하지 말라고 해서 결국 러닝을 멈춰야 했다. 그렇게 운동을 하지 않고 몇 달을 지내면서 마음이 계속 초조하고 우울하기도 했다. 결국 무릎 건강을 위해 상체 무게를 줄여야겠다 싶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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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다소알/일상 2023. 2. 27. 22:40
겨울방학식을 하자마자 1차로 차에 짐을 가득 실어서 서울 집에 돌아왔다. 주섬주섬 정리를 하는 틈틈이 막내 녀석의 과잉치 제거 수술을 진행하고나니 구정이 되었다. 설을 지내러 부산에 내려가 일주일을 푹 쉬다 왔다. 그리고 서울에서 일주일을 지내다 다시 구례에 내려가 거기서 일주일을 보냈다. 종업식을 한 날 차에 짐을 또 가득 실어서 서울 집에 돌아왔다. 이틀 뒤 모든 짐을 거실에 쏟아놓은 채 다시 제주도로 갔다. 명목상은 '시어머니 칠순 기념 삼대가 함께 하는 가족여행'이었으나 실제로는 내 생일이었다.. 사흘을 제주에서 보낸 뒤 서울에 돌아와 일주일간 비척거리며 정리를 했다. 짐들을 여기저기에 우겨넣어 겨우 청소기를 돌릴 수 있게 된 게 지난 금요일. 두 달간 이렇게 여러 도시를 돌아다닌 건 배낭여행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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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가을이라니소알/일상 2022. 9. 2. 12:18
지난 주부터 갑자기 아침 저녁으로 추워졌다. 주말엔 생일 파티가 있어서 엄마들도 한참을 앉아 먹고 마셨는데, 긴 바지에 긴 후드 점퍼를 입고 앉아 있어야 했다. 남쪽이라 여름이 길 줄 알았더니 왜 이래!! 더위와 습기에 찌들어 있느라 가을이 오는 줄도 몰랐나 보다. 갑작스런 바람에 정신이 번쩍 들면서, 이젠 정말 구례 생활이 얼마 안 남았다는 위기감이 든다. 더 열심히 놀아야 한다!!! 한 순간도 허투로 보낼 수 없다! 비장한 마음으로!! 7월 중순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삐요오오오오'하는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주로 매가 날 때 효과음으로 쓰는 그 소리(실제 그 소리의 주인은 매가 아닌 말똥가리란다 from 나무위키). 처음엔 맹금류가 날아다니나 했는데 그러기엔 너무 자주 들려서 과수원에서 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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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소알/일상 2022. 8. 25. 11:31
구례에 와서 야식도 못 먹고 군것질도 덜 하고 맨날 밭에서 딴 야채랑 나물들을 먹는데도, 겨우내 찐 살이 빠질 기미가 없어 보였다. 운동을 안 해서겠지. 내가 왠만해선 먹는 걸 조절하지 않는데 이대론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때마침 누군가의 추천으로 노인내과 교수의 건강한 노년생활 관련한 강의 동영상을 봤다. 좋은 식습관과 나쁜 습관을 들이지 않는 것, 가족력과 운동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소식'이라고. 늙을수록 적게 먹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 적게 먹자 싶어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그 다음 날부터 아침을 먹지 않기 시작했다. 아침을 안 먹은지 한 달이 넘었고, 대략 3킬로 정도 빠진 것 같다. 전체적인 밥량이 줄었고, 아침을 먹지 않으니 아침 시간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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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위소알/일상 2022. 8. 1. 11:09
7월 초, 초등 학부모가 된 후 처음으로 학교폭력을 신고했다. 너무 짜증나게 하는 ㅇㅇㅇ라는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3월 중순부터 들어왔다. 그 아이가 유학생 한 명을 심하게 때렸다는 이야기를 4월에 들었고, 다른 유학생과 몸싸움을 했다는 얘기도 이어서 5월에 들려왔다. 나와 아이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제 우리 차례라며 덜덜덜 떨고 있었다. 어쨌든 우린 유학생이니까 왠만해선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으므로 그 애에 관한 얘기를 나눌 때마다 네가 잘 피하라는 말만 주로 해왔다. 하지만 아들이 요새 강당에서 인라인을 탈 때마다 그 아이가 계속 발을 걸거나 몸으로 부딪쳐 일부러 넘어뜨린단 이야기를 듣자 이건 안 되겠다 싶었다. 그리고 한 달 가까이 줄기차게, 교실에서 툭툭 치거나 말꼬리를 잡으며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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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빨소알/일상 2022. 7. 14. 10:19
금붕어 중 작은 개체인 동이는 처음 데려올 때 붉은색과 흰색의 비율이 반반이었다. 하지만 요근래 아이가 자꾸 하얘지는 것 같아 걱정이 되어 검색을 해봤다. 금붕어들의 색 빠짐 현상은 흔한 일인 것 같았는데 원인은 다양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수조에 햇볕을 쬐어 주는 것이고 차선책은 색상강화 사료를 먹이는 거란다. 하지만 집 어디에도 볕은 안 드니까 일단 조명을 주문해 보았다. 조명이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긴 했는데 수조가 어두운 게 나도 죽 마음에 걸렸다. 금붕어들 물 환경에게 도움이 되라고 수조에 풀을 넣어주는데 천천히 꾸준히 죽어간다. 난 풀도 제대로 키우고 싶으니까 기왕 사는 거, 수초성장용 조명으로 샀다. 트윈스타 B 시리즈라는, 흰 led 사이에 RGB led가 조금씩 박혀있는 형태다. 어항에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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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비츠소알/일상 2022. 4. 28. 17:18
아들들에게 똑같이 생긴 크록스를 사줬는데, 색도 같고 크기도 엇비슷하여 둘이 자꾸 헷갈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지비츠를 사기로 했다. 어몽어스 같은 캐릭터로 살까 하다가 금방 시들해질 것 같아 그냥 맛있어 뵈는 걸로 사기로. 첫째는 파랑이, 둘째는 노랑이로 꾸며줬다. 애들 껄 구경하다보니 나도 사고 싶어져서 결국 내 것도... 크록스를 개 당 2만원 정도 주고 산 것 같은데 지비츠가 평균 개 당 만원.... 집 앞 테이블에서 손이 부서져라 저걸 끼고 있으니 유치원 다니는 7세 여자아이들이 예쁘다며 만지작거렸지만, 맘을 굳게 먹고 주지 않았다. 역시 해놓고 보니 이쁘네. 둘째는 학교에 신고 가고 싶다고 야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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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들소알/일상 2022. 4. 5. 11:20
금붕어들을 키우기 시작한지 5개월이 되어 간다. 길이가 얼추 내 집게손가락 정도 되어가니 처음 왔을 때보다 거의 두 배가 큰 듯 하다. 5~6개월이면 성체가 된다던데 지금 상태가 성체라면 내 예상보다 작긴 하다. 아직 수조의 크기는 넉넉해 보이니 더 커도 좋을 듯 하다. 여전히 많이 싸서, 하루에 한 번씩 보이는 분변들을 치워 주고 전 날 받아놓은 물을 부어주고 있다. 몸집이 크고 토실토실하며 색이 붉은 금이는 둔하고 사람을 잘 따른다. 등은 붉고 배는 흰 동이는 재빠르고 겁이 많다. 구례에 내려오는 아침, 뜰채가 없었으므로 얘들을 어떻게 잡아 옮겨야 하나 고민하며 일단 스텐망을 한 번 휘둘러 봤는데 금이가 어이없이 바로 잡혀버렸다. 당황해서 금붕어 담을 그릇을 마련하는 동안 어찌나 펄떡대는지 망에서 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