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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4 무우루
    소알/구례 2023. 3. 29. 14:22

     

    날씨가 아주 좋은 오전, 무우루에 갔다. 
    무우루는 부부와 젊은 딸들이 함께 운영하는 곳인데 방송에 몇 번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누군가에게서 별로라는 평을 듣고 안 가고 있다가, 그래도 가볼테다 라고 맘을 먹었다.

    당시 펜션 엄마들은 가죽 공예 수업이니 그림책 수업이니 하며 바빴는데, 나와 나경언니만 그 수업들을 듣지 않았다. 언니는 바느질을 싫어하셨고, 난 그냥 놀고 싶어서.. 그래서 언니에게 둘이 놀러 가자고 꼬셔서 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난 이곳이 아주 맘에 들었다. 가게의 남자사장님은 대봉을 깎아 매다느라 분주하셨다.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는 딸들의 태도는 정중하면서도 몸가짐은 정갈하였다. 가게의 안과 밖을 자유롭게 오가는 네 마리의 고양이는 털이 반들반들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다음 생엔 무우루의 고양이로 태어나면 좋겠다는 농을 던지며 한껏 가을의 나른한 햇살을 즐겼다.

     

    쑥과 흑임자를 활용한 케익의 맛은 투박하고 진했다. 오전부터 케익을 두 개나 먹으니 조금 느끼해지기 시작했다.

     

     

    날씨가 좋아 우린 밖에 자리를 잡았지만, 내부도 보기 좋았다.

     

     

    케익을 두 개나 먹었으니 점심은 순두부찌개로...

     

     

    여유롭고 한갓진, 기억에 남는 가을 오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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