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알/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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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플소알/일상 2021. 7. 25. 18:03
집에서 크로플 만들어 먹는 걸 좋아한다. 반죽은 힘드니까; 생지를 사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발효하고 굽는 것만 한다. 요근래 먹고 싶었는데, 에어컨 튼 실내에서 발효기를 돌리는 게 내키지 않아서 고민만 하다가... 발코니에 나가보고는 그냥 여기서 발효하자 싶었다. 발코니에서 해가 그나마 잘 드는 곳에 냉동생지를 놓고, 비닐을 덮었다. 세 시간 뒤...... 통통하게 부푼 나의 귀여운 반죽들~~~~ 난 발효된 빵이 너무너무 귀여워서~ 볼수록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그 귀여운 녀석들을 이렇게 잡아먹는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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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방학생활소알/일상 2021. 7. 23. 14:06
아들들이 방학한지 오늘로 일주일째. 아직까진 여유롭게 잘 지내고 있다. 방학이라 가장 좋은 것은 역시 늦잠! 평소 기상시간인 7시 반에서 한 시간쯤 넘겨가며 푹 자고 일어난다. 8시 반쯤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차려 먹고 아이들은 책을 보거나 빈둥대다 공부를 시작한다. 4학년인 장남은 구몬 네 과목, 2학기 국어 수학 문제집 3장씩, 과학 1장, 영어 리딩 1일분을 푼다. 한 시간 정도 집중해서 풀면 얼추 끝나는 양. 하기 싫은 과목부터 해치워버리는 스타일이고 힘들어도 한 번에 공부를 다 끝낸 뒤 맘편히 노는 걸 선호한다. 2학년인 차남은 구몬 세 과목, 2학기 국어 수학 문제집 2~3장씩, 영어 파닉스 2장을 푼다. 얘도 집중해서 풀면 한 시간 안에 끝나는 양인데, 아직 차남은 공부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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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어린이과학관소알/일상 2021. 7. 21. 13:50
대학로는 남편과 내게 고향같은 곳이라 우리는 그 동네를 자주 간다. 국립어린이과학관이 한창 리모델링을 하는 것을 보며 재개관 하면 애들 데리고 꼭 가야겠다 생각했건만, 은근 초딩들 시간 빼는 것도 힘들고, 주말이나 방학엔 사람이 많아 보여서 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폭염 전에 애들 데리고 한 번 외출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접속해봤더니 예약 시간표가 아주 널럴해... 규모가 작아서, 딱 두 시간 잡고 놀기 적당했다. 유휴시설도 많고...-_- 구성은 능동의 상상나라랑 비슷한데 규모가 1/4쯤? 대략 7세~10세가 재밌게 놀 수 있을 듯 한데 우리집 11세도 재밌게 놀았다. 단, 두 번째 가면 이렇게 안 놀 듯. 옷을 일부러 맞춰 입힌 건 아닌데 두 녀석이 이러고 돌아다니고 있으면 은근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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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이와 징징이소알/일상 2021. 7. 16. 14:35
가끔 신문이나 책을 보면 아이들을 그냥 냅뒀는데 아이들이 잘 컸다고 하는 존경스러운 분들이 있다. 공부건 피아노건, 아이들이 하고 싶어하면 시켜주고 하기 싫다고 하면 안 시켰으며, 아이들에게 주체적인 판단과 시행착오의 경험을 충분히 줘야 한다는 분들. 사실 나도 아이를 그렇게 키우고 싶었고, 지금도 문득문득 강요의 끈을 놔버리고 싶은 충동에 휘둘린다. 장남은 어른들에게 혼나는 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애초에 혼날 짓을 하지 않으려 본인이 신경을 쓴다. 그래서 시키는 것은 잘 하지만, 절대 먼저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엄마가 강요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자신에게 필요하다는 것도 알아서 이끄는대로 따라오긴 하지만 그것은 본인이 원하는 것이 아니기에 끝없이 투덜댄다. 그에 비해 차남은 하고 싶은 행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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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저 팔기소알/일상 2021. 7. 10. 19:56
친정이 이사하면서 살림들을 정리하다보니 은수저가 제법 나왔는데, 무겁고 자리만 차지하고 도통 쓸 일이 없었다. 때마침 금속공예를 하는 친구가 요새 은 값이 많이 올라서 자기도 갖고 있던 은을 팔았다고 하길래, 혹시 은수저도 팔 수 있냐고 물어봤다. 당연히 팔 수 있다고 하기에, 약속을 잡아 은을 팔러 가기로 했다. 약속 전 날, 은수저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은수저엔 대부분 은 함량이 잘 표기되어 있었다. 맨 아랫줄은 silver라고 표기된, 은으로 도금된 것들. 친구가 데리고 간 종로3가 골목 어딘가로 들어가서 은수저를 꺼냈더니 아저씨 둘이서 아무 말도 없이 척척 무게를 재고탁탁 숫자를 입력하더니 명세서와 함께 현금을 턱하니 건네줬다. 잘 좀 쳐주세요, 속이는 거 같은데, 등등의 말을 꺼낼 필요도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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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여름방학소알/일상 2021. 7. 9. 23:50
확진자 수가 심상찮게 증가하더니 결국 여름방학을 일주일 앞두고 거리두기 4단계에 진입했다. 2주 전부터 아들들의 여름방학 계획을 짜면서 과연 이대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불안했는데 역시나... 시작부터 꼬이고 있다. 아들들은 현재 구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센터에서 피아노와 인라인을 강습받고 있다. 거리두기 격상 때마다 따박따박 쉬는 저놈의 청소년센터는 역시나 2주간 대면 수업을 안 한다고 연락 해왔다. 공공기관의 성격을 갖고 있다 보니 저렴해서 잘 이용해왔는데, 작년부터 정말 너어어어어무 운영을 안 해서... 이러니까 저소득층에서 학력저하가 생기지. 쯧 둘째 아들은 8월에 태권도 승품심사도 있고 도장에서 진행하는 아이스 스케이트 특강도 신청해놔서 열심히 태권도장에 보낼 예정이다. 이러한 시기에 믿을 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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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픈소알/일상 2021. 7. 4. 22:39
큰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시작하면서 잠시 아무 글을 쓰지 않았다. 여기 뿐 아니라 그 어디에도 기록을 하지 않았다. 그간 아이를 키우면서 기록의 의미로 블로그를 꾸역꾸역 써댔지만, 한편으로 언제나 내 글의 무용성에 탄식했었다. 이 글에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매일 매일 아이를 키우는 내 삶과, 하루의 마지막에 끄적이는 푸념들은 아무에게도 심지어 나 자신에게도 쓸모가 있는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난 일기를 써야만 하는 사람인게지. 이렇게 돌아와버렸으니. 하지만 이 글쓰기 페이지에도 적응이 안 되네...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