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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오다
    소알/일상 2023. 2. 27. 22:40

     

     

    겨울방학식을 하자마자 1차로 차에 짐을 가득 실어서 서울 집에 돌아왔다. 주섬주섬 정리를 하는 틈틈이 막내 녀석의 과잉치 제거 수술을 진행하고나니 구정이 되었다. 설을 지내러 부산에 내려가 일주일을 푹 쉬다 왔다. 그리고 서울에서 일주일을 지내다 다시 구례에 내려가 거기서 일주일을 보냈다. 종업식을 한 날 차에 짐을 또 가득 실어서 서울 집에 돌아왔다. 이틀 뒤 모든 짐을 거실에 쏟아놓은 채 다시 제주도로 갔다. 명목상은 '시어머니 칠순 기념 삼대가 함께 하는 가족여행'이었으나 실제로는 내 생일이었다.. 사흘을 제주에서 보낸 뒤 서울에 돌아와 일주일간 비척거리며 정리를 했다. 짐들을 여기저기에 우겨넣어 겨우 청소기를 돌릴 수 있게 된 게 지난 금요일.

    두 달간 이렇게 여러 도시를 돌아다닌 건 배낭여행 이후 처음이다. 짐들 때문에 먼지가 심했는지 비염으로 잠을 설칠 지경에 이르렀다. 이비인후과에서 약을 받아 먹고 12시간을 뻗어 잤더니 피로가 아주 조금 풀린 기분이다. 하지만 춘곤증이 오는지 다시 몽롱해진다...... 

    돌아온 뒤, 구례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날의 꿈을 여러 번 꿨다. 실제로는 오전 내내 소처럼 차에 짐을 싣다가 다같이 짬뽕집에서 식사를 한 뒤 서둘러 길을 떠나야 했던, 정신없이 치른 마무리였다. 하지만 어떤 꿈에서는 옆집 언니와 짐을 싸다 말고 점심을 먹었고, 다른 꿈에서는 윗집 동생과 수다를 떨며 같이 짐을 쌌다. 이별의 날엔 아무렇지 않은 척 돌아왔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적적함이 내내 마음에 남았나보다. 

    돌아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언제 떠나긴 했던가 싶을 정도로 서울살이에 찌든 느낌이다. 글 쓰는 시간마저 아까워 멈춰뒀던 블로그를 마저 쓰면서 구례를 기억해야지.

     

    구례에서의 시간은 정말 좋았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좋은 시절이 또 올까 싶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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