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은 신랑님 생신.
혹한이 시작된 바로 그 날이었다.
처음 차려주는 생일상이라 잘 해주고 싶었지만
내 몸 상태도 이렇고, 주말에 커다란 과소비를 앞두고 있던 터라 조금 가벼이 치뤘다.
아침은 쌀밥에 소고기미역국, 계란찜에 밑반찬 놓고 먹었는데
참기름이 너무 훅 들어가버려서 미역국이 좀 걸졌다.
미역국과 계란찜을 레서피없이 대충 했는데도 제법 맛있는 걸 보니 나도 이제 영락없는 주부구나;;
나가서 선물을 사야하나 어쩔까나 나가긴 좀 추운데 잉잉 고민하던 중,
남대문에서 파는 일본과자가 먹고싶다는 신랑님의 문자가 오는 바람에 코트를 입고 거리를 나섰다.
일본과자도 사고.. 생일선물로 신세계에서 신랑 스웨터도 사고..
(결혼하고 거의 8kg이 찐 신랑은 요새 아침마다 옷이 없다고 징징거렸다)
시누이가 사온 파리크라상 타르트도 먹고 (아 맛있었다 난 요새 너무 케익이 땡긴다)
소박한 하루.
어제는 사귄지 1700일 기념이라며 신랑님께서 꽃을 사오셨다!
아마 진짜로 날짜챙겨서 사온 건 아닐테지만.. (1000일 이후로 챙겨본 적이 없다)
그럼 1800일엔 뭘해주려나.. 생각해보니 그땐 내가 제정신이 아닐테니. 쩝;
매일 '아직 3개월이나 남았어!'를 외치고 살았는데
새삼 머지않았구나 싶기도 하고.
도라지과의 무슨 꽃이라는데 소박하니 예쁘다.
꽃감상중이신 김찡찡 여사.
날씨가 추워지면서 부쩍 안방에 들어와 같이 자고 싶어하는 찡찡이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요샌 안방문을 꼭 닫고 강제로 마루에서 재우고 있다.
하지만 우리 찡찡이, 외로운걸까.
잘 자다가 새벽 서너시쯤 깨서 문앞에서 아오옹 이이잉 울어댄다.
나가보면 딱히 하는 건 없다.
걍 나를 데리고 베란다로 나가서 자기가 밥 먹는 모습을 지켜보게 한다;;;
밥을 다 먹으면 혼자 마루로 스윽 들어가 자기 할 일을 한다.
좀 너무하는 거 같다 ㅜ_ㅜ
꺄아 역시 찡찡인 눈색깔과 맞는 초록색이나 연두색 리본이 잘 어울려!
리본을 해주고 "아이 이뻐 아이 이뻐" 하며 카메라를 들이대니
살짝 우쭐해하면서 순진무구한 표정을 짓는다.
(보통 카메라 앞에선 시큰둥한 표정을 짓는데 말이지)
그래. 어차피 잠도 깊이 못자는데 맘껏 깨워라 이 이쁜 것아.
신랑이 퇴근할 때가 됐군. 밥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