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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마음이 울적한데 날씨가 찬란해서 산에 가야겠다 싶었다. 단톡방에 올렸더니, 한 분이 호응해주셔서 둘이 갔다. 결과는 대 만족. 구룡폭포 코스는 짧고 어렵지 않은 데 비해 매우 아름답다. 물가로 내려갈 수 있고, 물소리를 들으며 트래킹을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계곡에 출입금지인 곳도 생각보다 많고 물구경을 하기 힘든 트래킹코스는 더 많다) 당시엔 초가을이었어서 수량이 풍부해 더 좋았다.
이 날도 날씨가 다 한 듯... 물이 너무 맑고 좋아보여 내려가보았다. 도저히 손을 적시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맑은 물!
물에 손 한 번 적셔보고 열심히 올랐다. 처음엔 대체로 무난한 흙길, 짚길이었다. 걷다보니 눈 앞에 나타난 포슬포슬한 잡초언덕. 질감이 예뻤다.
반 이상 오르고나니 철계단이 시작됐다. 대체로 폭포 근처는 암벽이 많아서 그런지 철계단이 많았다. 높고 외진 곳에서의 공사가 쉽지 않았을텐데 계단을 설치해주신 분들께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덕에 이렇게 편하게 좋은 곳을 구경합니다요...
아래쪽에서 산 꼭대기를 올려다보며 설마 저 위까지 올라가야 하는 건 아니겠지라고 생각했으나 올라가는 것이었어... 폭포는 거의 산 정상에 있었다. 정상에서의 풍경
여기에 잠시 앉아 점심 먹을 식당 검색을 했지.... 드디어 도착!
배가 고파서였나, 삽시간에 내려왔던 것 같다. 왕복 세 시간 정도 걸렸는데 오르는데 두 시간, 하산에 한 시간... 점심은 비빔밥을 먹었고 그 근처에 찻집이 괜찮다고 해서 차도 한 잔 마셨다. 24시간을 달인댔던가... 마신 것은 쌍화차.
이 날도 석양이 아름답네...
밤에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더니 별도 잘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