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작년 봄 독일 출장갔을 때 아들내미에게
브리오라는 독일 장난감 브랜드의 자그마한 기차를 선물로 사왔는데
장난감 안에 들어있는 자사 타상품 홍보지를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아이는
브리오의 홍보지를 (기차보다 더) 좋아했다.
그 안에 밀대, 기차모양 틀, 기차모양 쿠키모형으로 구성된 모델도 있는데
언제부턴가 그게 쿠키 만드는 건지를 알곤 갖고싶다 노래를 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줄까 싶어 직구를 알아보긴 했는데
아무리 봐도 활용성이 떨어져서 관뒀다.
며칠 전 방귀대장 뿡뿡이를 보는데
쌀가루반죽에 여러 틀을 찍어 쪄내는 걸 보곤
저 정도는 할 수 있겠다 싶어 쿠키커터 틀을 몇 종류 구매, 오늘 택배가 왔다.
물론 작은애때매 상태가 메롱인 나로서는 전혀 오늘 할 생각이 없었는데....
큰 애가 택배를 막 뜯더니 고맙다며 빨리 쿠키를 만들고 싶다고 생난리 ㅠㅜ
그러나 우리집 믹서기는 싸구려라 곱게 갈리지도 않고
난 초반부터 물을 너무 많이 넣었..
부랴부랴 밀가루를 섞었지만 그닥 쫀득하지 않아서 모양이 예쁘게 안 찍힘
다행히 친정엄마가 오셔서 작은애를 봐주시는데
우리가 하는 게 재밌어뵈는지 애가 식탁다리에 들러붙어서 떨어지는 걸 갖고 놀..
커터상자에 식빵에도 잘 찍혀요 써있길래 냉장고에서 식빵을 꺼내 찍는데
아들내미 완전 좋아함;;
대여섯장 있는 식빵을 다 찍어서 막 먹어댐
작은애도 막 식빵먹기 시작
부엌이 쌀가루 빵가루로 폭탄맞는 꼴을 보며 내가 이 짓을 왜 하나 싶고
정신은 내내 안드로메다로 가있어서 사진 한 장 못 찍었네.
청소 및 설거지를 다 끝내고나니 아들이
"엄마 쿠키만드는 거 내일도 또 하고싶다."
...ㅜㅜ 엄마가 방법을 찾아볼게...
진짜 쿠키를 만들까 찾아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사야할 재료고
애 둘을 보며 하기는 과정이... 으음..ㅜㅜ
믹스를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