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빛 한 점 없는 깜깜한 방에서 자는데
큰 아이가 자다깨선 "엄마, 선물이 없어. 산타할아버지가 안 왔나봐." 한다.
베개 옆 위쪽에 있어 라고 대답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선물을 찾아주는 순간 나의 잠은 끝날 걸 알기에
"잘 찾아봐.. 없어? 그럼 좀 기다려볼까.. 자고나면 오실거야."
뭐 이렇게 얼버무리며 계속 자려는데
"엄마, 나 바지에 쉬했어." 하네.
벌떡 일어나 새 옷들을 가져오면서 시계를 보니 6시 40분.
옷을 갈아입히며 "더 자" 라고 말하고
나도 다시 잠을 자는데 궁시렁대는 소리가 들린다.
왜 안오시지?
산타할아버지는 아주아주 멀리 사나봐..
빨리 와야하는데...
이런 소리들이 귀에 간간이 들리는데
안쓰럽긴 하지만 졸린 걸 어떡해
결국 아침해가 어슴푸레하게 밝아질 무렵 일어나서
여기있나 저기있나 괜히 더듬더듬 해보다 "어, 이거 뭐지?" 하며 찾아줬다.
아이랑 마루로 뛰어나가니 7시 20분.
카메라 작동법을 설명해주고 한참 갖고놀다
완벽하게 진정한 아이의 얼굴을 쓸어주며
"산타할아버지가 안 오신 줄 알고 슬펐지?" 했더니
"응. 울지는 않았는데 눈물이 이렇게 나왔어."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