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을 그리 신경쓰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다른 이들에게 나란 존재가 어떤 형태로 보여질까 하는 궁금즘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빠져들 때가 있다. 나이를 서른이나 먹고도 - 아 내가 이런 문장을 쓰게 될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 스스로의 의미를 명쾌하게 규정짓지 못하기 때문인가. 아직 철들려면 한참 멀었다. 엄마젖이라도 있으면 더 먹고 오련만. 바텐더, 여기 엄마젖 스트레이트 더블로 한잔.
도무지 의미를 알 수 없는 적의에 마주 했을 때가 특히 그렇다. 조그마한 질책의 말과, 무언가 다그치는 듯한 눈빛과, 시크함을 가장한 싸늘함들. 대부분의 경우 나로 인해 야기된 반응은 아니지만,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순간 순간 얼어붙는 머리 속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한마디로 극도의 소심함에서 비롯되는 자괴감이라고나 할까.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던 혈액형별 성격 유형도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나보다.
중요한 것은 아마도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겠지. 아무리 콧잔등을 얻어맞아도 꿋꿋이 벽지를 잡아뜯는 찡찡이처럼, 비록 훗날의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간다 하더라도 지금 내가 믿는 바를 소신있게 밀고 나가야 하는 것일게다.
심약한 성격만 좀 고쳐지면 좋으련만.
야밤에 잠안자고 당연한 말들을 하고 있구나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