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기다림
    소알/일상 2021. 8. 25. 20:46

     

    아빠가 아픈 것도 속상한 일이지만 아빠가 벌여놓은 일들을 이어받고 수습하는 게 정신적으로 더 힘이 든다. 충격을 받을 때도 있고 배신감이 들기도 하고 어떻게 이런 일들을 처리하고 살았나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다. 그덕에 이 나이 먹도록 온실 속 화초처럼 큰 거겠지 싶어 고맙고 미안하고 측은하고.

    아이들이 없는 동안 집을 들어엎고 정리를 할 예정이었지만 기운이 나질 않고 마음이 어수선해서 손도 못 대다시피 했다. 이런 시기의 고요함과 한가로움은 오히려 사람을 가라앉혀서 꼼짝할 수 없게 하는구나. 매일의 해야 할 일을 해내야 걱정도 슬픔도 이겨낼 수 있겠구나 싶어서 나의 꼬마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