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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꿈을 꾸었다.
이제 너희 없는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고
이제 우리 앞에는 각자의 길이 열린다고
네 친구가 손을 맞잡고 서로를 축하했다.
어떤 이질감 같은 걸 희미하게 느꼈지만
그래도 고등학생 특유의 터프한 행동과 과장된 말투로 서로를 두들겨대다가
아이들이 굴러다니는 침대에서 눈을 뜬 순간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시간들이 눈앞에서 빨리감기하다 현재에 딱 멈추는데
아, 벌써 십년도 훨씬 넘는 시간이 흘렀구나..
아직 난 젊은 축인데도 이런 꿈이 이렇게 슬픈데
눈 떴을 때 내가 파파할머니가 되어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십년이 넘는 시간을 홀로 집에서 사신 내 할머니는 어떤 꿈을 꾸셨을까
이런저런 생각들로 마음이 저릿한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