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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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 크로니클검은발개/낙서 2009. 3. 14. 23:17
찡찡이가 전력을 다해 날 물었다. 왼손 검지 밑으로 동그란 구멍 두개가 송송 뚫렸다. 송곳니 자국이 마치 뱀파이어에게 물린 듯, 꽤 그럴 듯 하다. 두개의 피딱지가 가만히 날 바라본다. 입 모양을 그려주니 스마일 마크다. 한동안은 상처부위가 퉁퉁 붓고 욱신거리며 꽤나 아팠다. 항생제와 소염제를 며칠동안 먹고 나니 가라앉는다. 제법 심한 상처이긴 하지만 찡찡이를 원망하진 않겠다. 고양이에게 물리는 일이란 예로부터 홍수, 산사태 등과 함께 대표적인 천재지변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라는 것은 뻥이고, 실은 내가 진공청소기로 찡찡이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물릴 만 하다. 이것이 바로 인과응보. 오랜 교훈을 찡찡님께서 몸소 일깨워주셨다. 정의는 승리하리라. 러브 앤 피스. 갓뎀. 우연한 사고와 하찮은 상처들이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