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알/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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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알
2015. 6. 22. 21:30
큰애는 편식이 심하다.
차려주면 군소리 없이 먹는 음식이 김과 스팸밖에 없다.
밥먹으러 오라하면 한참을 뭉기적대고
겨우 앉아서는 어디가 아프다 피곤하다는 등의 소릴 해대는데
그럴 때마다 기운이 쭉 빠진다.
며칠 전에 너무 화가 나서 아이의 군것질을 완전히 끊었고
그덕에 아이는 배고파하긴 하는데 여전히 밥 먹기는 싫어해서
정확히 하루 두 번 난 빡돈다.
한 번은 스팸을 주니 괜찮은거고-_- 삼시세끼를 스팸을 줄 수는 없잖은가.
내 나름대론 열심히 좋아할 거 같은 새로운 음식을 해줘도 매번 거부당한다.
오늘 저녁, 아이들이 티비보는 동안 열심히 감자와 양파를 강판에 갈아
땀 뻘뻘 흘려가며 감자전을 부쳐서
티비보는 애 옆에 갖다줬더니 냄새가 싫다며 코를 막았다.
어찌나 속상하던지 눈물이 핑 돌 정도였다.
그나마 둘째가 잘먹어서 위로가 됐지만
큰애의 편식, 부정적인 말투, 낯가림 등등
큰애가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것들때문에 저녁내내 우울했다.
그러다가 욕실에서 둘째를 씻기는 도중
높이 50센티쯤 되는 발받침대에서 애가 떨어졌다.
지지난주에는 높이 1미터쯤 되는 안방창틀에서 베란다로 화분과 함께 낙하했고
지난 주에는 새끼손가락뼈에 금이 갔고
오늘 또 사고가 생긴거다.
변기에 팔을 한 번 부딪치고
바닥에 다리가 먼저 닿은 뒤 팔과 머리가 닿은거라
크게 다치지는 않고 조금 울다 말았지만...
자괴감과 슬픔이 밀려온다.
엄마라는 걸 괜히 시작했나 싶기도 하고
하나나 잘 키우지, 둘 낳아서 감당도 못하네.. 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