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알 2015. 4. 15. 21:44

 

 

 

페이스북에서 사진작가들이 촬영한 희생자들의 '빈 방'을 보고 먹먹하다가

아랫집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이사가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저녁밥으로 계속 장난을 치는 작은아이때문에 짜증이 났다가

응가한 작은아이의 엉덩이를 화장실에서 닦고 나오다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듣는 순간 왈칵 눈물이 나왔다.

잔뜩 이지러진 얼굴로 소리없이 울면서 설거지를 했다.

 

 

당시에는 하나하나의 목숨들이 아깝고 그 사연들이 슬프고 그랬건만

사실관계가 어느정도 밝혀지고, 그 일을 다루는 사람들의 여러 모습을 보고 난 지금은

답답하고, 원통하고, 분하다.

 

 

우리는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고 만걸까.

이런 상황에서 옳은 방향으로 바꿔나갈 수 있을까.

나는 과연 뭔가를 할 수 있을까.

 

 

답답하고, 원통하고, 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