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알/일상
밥투정
소알
2014. 11. 6. 21:37
어제 저녁 생선을 구워줬는데
보자마자 안 먹겠다는 아들내미를
내일 아침은 잘 먹겠지..하며 겨우 참았는데
오늘 아침 갈비찜에 밥을 비벼줬더니
역시나 보자마자 안 먹겠다는 아들내미..
이번엔 참을 수가 없었다.
아침마다 다리에 엉겨붙는 둘째를 가까스로 떼어내가며
빨래를 돌리고 밥을 하고
비록 새 반찬은 잘 못 해주지만
그래도 먹음직스럽게 차려주려고 노력하는데
애가 투정할 때마다
아침마다 종종거리며 이 짓을 왜 하고 있나 싶다.
난 그냥 폭발했고
목욕탕에 들어가 샤워를 한 뒤 집 밖으로 나가버렸다.
사야할 것들은 많은데
내일과 모레 외출약속이 있고,
남편은 그 다음날에도 출근을 하니
기분전환하자고 중얼거리며
낑낑대며 한 시간동안 살림살이들을 사서
집에 돌아왔다.
이후로 화를 더 내지 않으려고 종일 노력하며 지냈는데
저녁에 장난감 팜플렛을 쳐다보며
이거 하고싶다, 저거 갖고싶다, 이거 선물해줘
하는 아이에게 다시 한 번 폭발
내가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닌데....
이렇게 화내도 될까
아이가 상처를 많이 받을까
내가 너무 잘못하고 있는걸까
그래도 오늘은 이미 지났으니까
내일은 다시금 잘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