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퇴근한 남편과 요새 하는 놀이는
네이버 지도로 전국 방방곡곡 구경하기...
둘이서 지방의 전원주택 매물을 들여다보며
괜찮은 집이 있으면
난 네이버 지도에서 그 주소를 쳐서 동네를 구경하고
남편은 취업사이트에서 그 지역을 쳐서 그 동네 일자리를 보다가
내일 출근하려면 일찍 자야지, 하면서 잠을 잔다.
과연 우리가 서울을 떠나는 날이 올까.
이미 우리 부부의 소비패턴은 온라인으로 90% 옮겨갔다.
옛날엔 애 입에 이것저것 물려가며 악착같이 백화점 구경하고 기분전환을 했는데
지금은 백화점 가면 눈이 아프고 가슴이 답답함 -_-
뭘 봐도 너무 비싸다는 생각밖에 안 들고.
얼마 전엔 뽀로로파크 입장권이 생겨서 디큐브시티에 갔는데
정말 뽀로로 파크만 갔다가 집에 돌아왔다;;;
우리 부부가 그렇게 좋아하던 대학로나 홍대에 가도 불편하기만 하고
친구들은 정말 드문드문 만나게 되고
도시에서 살아야만 하는 이유가 점점 없어진다.
큰 아들은 어쩔 수 없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데
집에 있는 시간의 80%는 애가 뛰다보니
뭣같은 아랫집때문에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지방이라고 황사나 미세먼지가 안 오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공기가 여기보다 좋을테고
(창문을 아무리 꽁꽁 닫아놔도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여지없이 꼬맹이가 기침을 하고 눈곱이 낀다)
아직은 아이들의 교육에서 자유로우니까
지금이 여러모로 적기인데...
직업을 바꾸고 싶어하는 남편과
직업을 갖고;; 싶어하는 나의 재교육-_-을 위해서라도
돈과 시간이 필요하고....
용기가 필요하다. 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