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
꼬맹이는 원래도 잘 자는 편이라 생각해왔는데
백일을 전후해선 6-8시간을 내리 자고
밤에 깨는 횟수도 1-2회로 급감하면서
내 잠의 퀄리티도 좀 좋아졌건만
그간의 피로누적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다가
넉 달을 채운 이제서야 회복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이 회복과 함께 온집안의 대대적인 정리가 시작되었다.
신혼때야 살림이 많지 않고 시간이 많아서 괜찮았는데
큰 애의 탄생과 함께 살림이 비약적으로 -_- 늘어났고
난 아이에게 뺏기는 내 시간과 취미생활을 어떻게든 방어하고자
살림에 손을 놓았다;
남편에겐 좀 미안한 얘기지만
난 주부로서의 마음가짐이 별로 되어있지 않았다.
애가 생기면, 생활이 좀 달라지고 조금 더 힘들어지겠지라고 그냥 막연히 생각했었지
정말 그정도일줄은 -_-
어쨌든 그래도 그 때는 투덜거리며 쓱쓱 최소한의 살림을 할 시간이 있긴 했다.
지금에 비하면.
애가 둘이 되니까 마인드부터 달라졌다.
어른 둘에 애 하나일 때는
우리 부부가 주였고 애가 덤;인 느낌이 있어서 좀 설렁설렁했는데
애가 둘이 되니까
이 녀석들을 제대로 키워내려면 내가 완전 빡세게 해야겠구나
뭐 이런 책임감? 진지함? 같은 것들이 밀려와서
날 어미로서, 주부로서 각성시켰고 -_-;;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내가 살림을 하는 시간 = 애들이 방치되는 시간 인데다가
큰 녀석이 정말 밥을 더럽게 안 쳐먹어서(언어순화가 안 된다) 밥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
고로 최소한의 시간에 최소한의 동선으로 일하려면 대대적인 정리를 안 할 수가 없더라는...
이제 큰 줄기들은 손을 봤고 가지들이 남았는데
특히 음식을 할 때마다 냉동실 정리의 필요성을 느끼긴 했지만
수납용기를 따로 사기엔 돈이 아깝다..라고 생각했으나
막상 알아보니 별로 비싸지도 않아서 어제 질.렀.다.
내일 택배가 온다니, 또 고강도의 노동이 예고되는구나. 아아아
하루종일 집안에 있는데
재보지는 않았지만 만보는 족히 걷는 것 같다.
근데 왜 살은 안 빠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