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알/일상

걷는다

소알 2012. 4. 16. 21:51

 

봄이 왔고

아들네미는 깨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딱히 재밌게 놀아줄 방법이 없기 때문에

 

나는 매일매일 걷는다 ㅜㅜ

두세시간씩 걷는다

그래서 살림할 체력이 없다;;

 

 

특히 요 일주일은

날씨도 좋고

남편도 없고

친정에서도 불러주지 않아서

 

근데 우리동네는 산자락이라서 너무 빡세..

유모차는 버스도 못 타..

 

 

 

어쨌든 아들네미가 유모차라도 잘 타줘서 다행이랄까.

 

 

 

4월 11일(수)

 

 

남들은 쉬는 날이라지만 남편은 이 날이 가장 바쁜 날.

우리집에서 가장 걸어가기 괜찮은 공원이 장충단공원인데 (지금은 남산공원으로 이름 바뀜)

가는 것만 1.5km구나..;

성곽을 따라 쭉 걷다가 공원에 도착해서 몇 바퀴 돌고

아들내미 요거트 먹이고 볕 좀 쬐다가 남산쪽으로 걸어와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오르막이고 너무 멀어서 죽을 뻔 했다.

 

 

 

다음날(목)은 문센에 갔고

다다음날(금)은 키즈카페에 갔고

다다다음날(토)은 대학 동기 결혼식에 갔다.

 

 

 

그리고 4.15 (일)

 

 

역시나 날씨는 화창하고

나 혼자 아이를 건사해야 하는 일요일 오후.

지난 수요일의 뼈아픈 교훈을 되살려

조금 멀더라도 경사가 덜한 곳으로 돌아왔다.

 

아. 지도만 봐도 힘들다.

 

 

 

그리고 오늘, 4.16 (월)

 

 

 

오늘은 어디로 나갈까 고민하고 있는데

남산을 가로질러 출근하는 남편의 문자 한 통. "남산 이쁘다잉"

벚꽃이 많이 폈나보다, 그동안 생각만 했던 것을 실천하기로 했다.

 

창고에서 휴대용 유모차를 꺼낸 뒤 짐을 싸고 애를 업고 집을 나섰다.

내 계획은 유모차에 가방을 얹고 가다가

버스정류장에서 유모차를 접어 버스를 타는 거였다.

그러나 버스정류장 앞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남산 올라가는 저상버스가 신호에 걸렸네 -_-;;

저상버스만 아녔어도 걍 보냈을텐데.

초록불이 되자마자 미친듯이 유모차를 끌고 뛰어서 버스탔음.

다행히도 사람이 별로 없었다.

 

서울타워에서 내려서, 아들네미를 유모차에 앉힌 뒤

난 아이스크림 먹고 애는 요거트 먹이고.

설렁설렁 내려오는데 좋더구만 ㅋㅋ

 

근데 벚꽃은 거의 안 폈다는 거..;;

모레쯤, 나이드니 꽃이 좋다는 남편을 끌고 다시 가야겠다

 

 

 

 

꽃망울만 보이는 벚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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