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알/일상

핸드폰 AS

소알 2007. 8. 9. 01:28

어느덧 3년 반을 써오고 있는 내 핸드폰(일명 벤츠폰).
이젠 자판조차 안 눌려서 AS를 받으러 센터에 갔다.

자판 밑의 판을 갈아버리면 비용이 12000원정도 들지만 1년은 무리없이 쓰신다고
둥글둥글한 얼굴위로 함박미소를 가득 지으며 설명하는 수리맨의 인상이 맘에 들었기에
(극단적인 평가를 하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피드백에 '매우 만족'으로 주려고 일찌감치 마음먹고 있었다.

15분 후 수리가 다 끝나고, 수리맨은 부끄러운 몸짓으로 피드백 종이를 주었다.
볼펜을 들고 체크를 하려는 순간
'고객님께서 수리를 많이 망설이셨던 것 같아서요
 원랜 비용이 12000원정도이지만 제가 8000원만 받겠습니다.'

"와~"라며 박수를 치던 것도 잠시.
 요놈봐라. 내가 네 속셈에 넘어갈 것 같으냐. -> 요런 마음이 쑥쑥 솟아나는 바람에
결국 '매우만족' 줄 것을 '만족'만 줘버렸다.

울상을 짓는 수리맨의 표정을 보고 살짝 미안해지긴 했지만
어차피 8천원 받을 거 솔직하게 처음부터 8천원이라고 말했으면 좋았을걸
왜 괜히 잔머리를 굴리나 살짝 얄미워서.

나도 참 밴댕이 소갈딱지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