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알/구례

학부모 교육

소알 2022. 9. 1. 14:43

 

학교에서 하는 부모교육


1차는 아이와 함께 과일떡 만들기였는데, 아들들이 싫다고 해서 신청하지 않았다.
하지만 완성품을 보고난 뒤엔 왜 안 했나 후회했다.

 

2차는 6월 2일에 한 가죽공예였다. 자동차 키링이었는데 아주 만족도가 높았다. 

 

3차는 7월 7일, 라탄바구니 만들기였다. 아이들과 함께 만들다보니 시끄럽고 선생님들도 너무 바빠서 진행이 좀 어려웠다. 난 그 와중에 과정을 하나 생략해버림으로써 완성도가 좀 엉성해지기도. 사진은 나중에;;

 

7월 11일엔 고학년 부모만을 대상으로 아이들과 함께 압화 부채 만들기를 했다.
구례는 압화와 대나무 부채가 유명하다. 그 둘의 결합.

왼쪽이 장남 꺼, 오른쪽이 내 꺼

 

 

7월 5일엔 일주일 전 사성암 관광에 이은 농촌 유학 학부모 대상 구례 투어가 있었다. 이 날은 화엄사에 갔다. 투어 도중 중요한 전화가 여럿 걸려오는 바람에 설명을 다 제대로 듣지 못해 좀 아쉬웠다.

화엄사는 임진왜란 당시에 불에 탔으므로 벽암선사를 중심으로 재건하면서, 곳곳에 전쟁을 잊지 않으려는 결연함이 보인다. 먼저 절의 입구인 일주문부터가 다르다. 대부분 절의 일주문엔 담이 없다. 그러나 왜세를 막겠다는 의미로 화엄사엔 담이 있고, 담이 있으니 문도 달려있다. 현판의 글씨 또한 세로로 읽게끔 되어 있는데, 함부로 들어오지 말라는 위세가 담겨 있다.

벽암스님은 쌍계사도 짓고 화엄사도 재건하고 남한산성도 축성하는 등 그 시대엔 기라성같은 스님이었어서, 인조가 벽암스님에게 내린 비석도 화엄사 내부에 있다.

각황전의 재건 비용은 무수리 출신으로 아들을 임금(영조)으로 만든 숙빈 최씨가 냈다고 한다. 자식이 잘 되기를 빌고 싶으면 다른 곳보다도 화엄사 각황전이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위의 사진엔 국보 세 개가 같이 담겨 있다. 각황전, 각황전 앞 석등, 사사자 삼층석탑(각황전 지붕 위로 조그맣게)

 

각황전 옆의 108계단을 오르면 사사자 삼층석탑이 있다. 사사자 삼층석탑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불보(진신사리), 승보(큰스님), 법보(대장경)을 합쳐서 삼보라고 하는데, 화엄사는 이 세 가지가 다 있는 삼보사찰이란다. 화엄사엔 화엄석경이라는, 754년에 만들어진 대장경도 있다.
사사자 삼층석탑 옆에 보이는 석등은 '효대'라고 하는데,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조사가 어머니께 차를 바치는 모습이라고 한다. 

이어서 화엄사 내부의 구층암으로 걸어 갔다.

구층암에서 유명한 것은 바로 저 기둥이다. 모과나무의 모양을 그대로 살려 기둥으로 삼았다.

구층암에 머무는 스님께 녹차를 얻어 마셨다. 

스님은 화엄사와 천은사 내부에서 자라는 녹차나무 전부를 관리하신다. 민간 차밭처럼 차나무를 기계로 깎아 관리하지 않고, 일년에 딱 한 번만 노동력을 사서 채취한다고 하신다. 나도 나름 녹차 좀 마셔본 사람인데, 대부분의 녹차는 고온으로 우리거나 두 세번 이상 우리면 떫은 맛이 난다. 하지만 스님은 우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찻잎을 한 번도 바꾸지 않고 열 번 넘게 우리셨는데, 맛이 계속 은은하게 좋았다. 그 비결이 바로 노지에서 자라며 무리하게 찻잎을 따지 않는 거라고 하셨다. 찻잎을 구매할 수 있는데 가격이 저렴하진 않다. 나중에 서울에 올라갈 때 사련다. 

 

구층암 앞에 있던 예쁜 석등

 

7월 18일. 마지막 학부모 투어는 천은사였다.

천은사 또한 임진왜란 때 파괴되었던 절이다. 원래는 경내에 맑은 샘이 있어 감로사라고 불렸으나, 어느 날 뱀을 한 마리 죽였더니 샘이 없어졌다는 설화가 있다. 그 이후로 천은사, 즉 샘이 숨은 절이라는 이름이 되었다나.

예로부터 불이 자주 나서, 현판을 흐르는 필체로 쓰고 세로로 배열했다. 

난 보지 않았으나,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14화?에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나눴다는 수홍루와 피안교는 현재 공사를 마쳐 새 다리가 되었다. 

 

천은사 마당은 풍수지리상으로 연못이고 극락보전은 연꽃이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천은사의 경내 마당엔 석탑과 석등이 없고, 극락보전 내부 기둥 위쪽을 살펴보면 연못에 뛰어드는 해태와 수달이 조각되어 있다.

왼쪽 사진의 극락보전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극락보전 내부의 탱화도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