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어버이날
아이들은 어린이날 한 달 전부터 어린이날이 며칠 남았는지 애타게 손을 꼽고 선물을 요구한다. 그네들 입장에서는 어버이날 부모들도 그럴 것이라 여겨지나 보다. 밤에 잠을 좀 설쳤다고 말했더니 직접 아침을 차려 먹을테니 좀 더 자라고 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좀 더 누워있다 나왔다. 학교에서 쓴 편지와 손수 만드신 생화 꽃바구니를 전달받고나니 점심께가 되었는데 맛있는 게 먹고 싶어서 근처 외식할 수 있는 곳을 찾아갔다.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아이쿱 생협에서 운영하는 공장(?)이다. 각종 공방들-베이커리, 맥주 등 생협에서 제공하는 가공품 제조 업체들-이 모여있고 펜션과 식당, 영화관도 있다. 여러 체험도 있고 식당과 카페, 식품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원랜 초밥이 먹고 싶었는데 일요일은 휴무라 맥주집으로 들어가 파스타와 함박스테이크를 주문해 먹었다. 맛은 음...
그냥 들어가기 아쉬워서 근처에 양귀비 꽃이 잔뜩 피었다기에 찾아가보았다. 양귀비 꽃은 다 아편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 나무위키에서 찾아보니 양귀비 꽃 80여종 중 마약 성분이 있는 건 4종 뿐이라 나머지들은 원예용으로 즐길 수 있단다. 우리가 그 날 본 것도 마약성분이 없는 중 가장 유명한 개양귀비인 듯.
이 날 저녁으로 바베큐를 할까말까 고민하다가, 어버이날이니 우리도 맛있는 거 먹자며 또 숯불에 돼지고기를 구웠다. 평소엔 부르스타에 불판으로 먹는데 이 날은 숯을 사서 가스로 불을 붙여 그릴에 굽기로 했다. 때마침 옆 펜션에 사는 유학맘이 전복을 들고 오셨고, 하는김에 고구마도 넣고 잔불로 마시멜로우도 굽고...
이렇게 연휴를 마무리하고 다시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즐거운 나날이 시작되었다.